눈을 뜨면 낯선 장소입니다. 몸을 움직이자 목줄과 족쇄가 팽팽하게 당겨지네요. 상황 파악이 끝나기도 전에 누군가가 다가옵니다. “정신이 들어?” 식칼을 들고 당신을 바라보는, KPC가 말이예요. 우리... ... 분명, 이벤트 당첨 크루즈 여행 중이었는데?
어슴푸레한 늦은 저녁의 그림자를 밝히는 불빛 아래 세제 향기가 물씬 풍겨옵니다. 좋을 대로 인사를 늘어놓은 KPC가 입꼬리를 올립니다. “오늘은 기분이 좋아. 아침에 세탁을 하고 왔거든.” “세탁 한 번 할래? 그가 눈웃음을 지어 보입니다. 내버려두는 편이 좋았을지도 모릅니다. 그가 눈부시게 변한 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니니까요. 그러나 폐를 채웠던 것을 뱉을 때 후회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아닌가요? 이제 잊어도 좋습니다. 그들이 당신의 백지장처럼 빛나는 새로운 자아를 기다리고 있으니!
낚시꾼들 사이에서 물고기가 잘 잡히기로 유명했으나 지금은 찾는 이가 드문 섬, ‘간도’. 오가는 배도 일주일에 단 하나뿐인 조용하고 보잘것없는 섬은 하나의 사건으로 이름이 오르내립니다. -해산광역시에 소속된 섬 간도에서 사람의 잘린 발목이 발견되어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작은 동물들이 죽는 일이 자꾸 발생하고 있습니다. 학교 외곽에서는 죽은 쥐 시체가 자주 발견됩니다. 최근에는 배달 부엉이나 학생들의 애완동물까지 다쳤습니다. 무엇이 이런 잇단 죽음을 불러일으키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불안감은 점점 커져갑니다.
온 거리가 잠든 고요한 새벽. 불이 켜진 낯선 코인 세탁소에 무언가에 홀린 양 당신의 동거인이 들어간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아마 내일도. 빨랫감 따위는 하나도 들지 않은 채로. 그는 ‘무엇을’ 세탁하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