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면, 어둠 속에서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이름도, 쓸모도 정해지지 않은 당신의 눈 앞에 경쾌한 음악과 함께 팟, 커다란 직사각형의 스크린이 떠오릅니다.
온 거리가 크리스마스 색채로 물들기 시작한 요즘, 도시의 랜드마크인 스카이빌딩은 120캐럿짜리 핑크 다이아몬드를 장식한 거대한 트리를 중심으로 크리스마스 빌리지를 세웁니다. 그 아름다운 빛에 대한 소문이 퍼져나갈 무렵 돌연 날아든 것은,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는 것을 받으러 가겠다.’ …마치 괴도의 예고장같은 카드 한 장.
당신의 이름을 알려주세요. 당신의 소원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존재는 인식되고 있나요? 당신은… 더 이상 외롭지 않나요?
눈을 뜨면 낯선 장소입니다. 몸을 움직이자 목줄과 족쇄가 팽팽하게 당겨지네요. 상황 파악이 끝나기도 전에 누군가가 다가옵니다. “정신이 들어?” 식칼을 들고 당신을 바라보는, KPC가 말이예요. 우리... ... 분명, 이벤트 당첨 크루즈 여행 중이었는데?
어슴푸레한 늦은 저녁의 그림자를 밝히는 불빛 아래 세제 향기가 물씬 풍겨옵니다. 좋을 대로 인사를 늘어놓은 KPC가 입꼬리를 올립니다. “오늘은 기분이 좋아. 아침에 세탁을 하고 왔거든.” “세탁 한 번 할래? 그가 눈웃음을 지어 보입니다. 내버려두는 편이 좋았을지도 모릅니다. 그가 눈부시게 변한 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니니까요. 그러나 폐를 채웠던 것을 뱉을 때 후회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아닌가요? 이제 잊어도 좋습니다. 그들이 당신의 백지장처럼 빛나는 새로운 자아를 기다리고 있으니!